인턴 멋대로 해고 ‘채용 갑질’ 제동 건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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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8-12 15:23 조회19,52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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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멋대로 해고 ‘채용 갑질’ 제동 건 법원
- 실기·적성검사 합격 기준 넘어도 추상적 평가로 탈락… 법원 “채용 거부 안돼”
대학을 중퇴한 뒤 고속버스 운전기사가 되고 싶었던 ㄱ씨는 2014년 6월 금호고속의 신입 승무사원(운전기사) 채용에 응시했다. 서류전형과 인성검사, 면접, 실기 테스트 등 여러 단계 채용 절차가 진행됐다. 이를 통과해 인턴으로 채용되더라도 정규직 전환 여부는 ‘회사의 평가’에 달려 있었다. 이처럼 ‘일단 써본 뒤 능력에 따라 재평가’하는 방식은 다른 기업들에도 흔하다.
ㄱ씨는 7주간의 시험을 거쳐 최종후보 25명 안에 들었다. 그 뒤 넉 달가량의 인턴 생활도 무사히 마쳤다.
그런데 인턴기간이 끝나고 그는 맥빠지는 회사 측의 통보를 받았다. ㄱ씨의 최종 평가점수는 71점인데, 80점 이상들을 뽑기로 했으니 채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회사에만 약 6개월의 시간을 쏟아부었고, 테스트 중에도 별다른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 ㄱ씨는 결과를 납득하지 못했다. 지난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고, 중노위는 같은 해 8월 ㄱ씨의 청구를 인정해 금호고속에 재심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받아들이지 않고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ㄱ씨의 재판 과정에서 기업 인턴 평가의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평가점수가 애초 설정한 합격 기준을 넘었음에도, 다른 사람에 비해 점수가 낮다며 정규직 채용을 거부하는 행태였다.
ㄱ씨의 경우 실기에서 합격 기준으로 설정한 60점을 넘었지만 회사 측은 ‘상대적 순위가 낮다’며 채용을 거부했다. 적성검사에서도 종합판정 결과는 ‘적합’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라며 불리한 요소로 삼았다.
인턴기간 함께 일한 선배 직원들이 내리는 평가 방식도 허술했다. ㄱ씨의 경우 ‘태도’나 ‘고객 응대’ 등의 항목에서 낮은 점수가 나왔는데 근거는 기존 직원들의 막연하고 추상적인 평가였다. “고객으로부터 민원이 제기됐다”며 ㄱ씨의 친절도 등에 낮은 점수를 부여한 경우에도 객관적인 증거가 없었다.
결국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김용철 부장판사)는 금호고속이 중노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회사 측이 ㄱ씨의 채용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ㄱ씨처럼 구직자가 채용 평가에서 합격 기준을 통과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회사 담당자들이 한 인턴에 대한 막연하고 추상적인 평가를 그대로 (채용 평가에) 적용하기는 힘들다”며 “객관적 증거도 없이 낮은 점수를 부여한 것도 공정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했다.
법원은 채용 거절 이유를 자세히 알려주지도 않고 구두로만 통보하는 기업 행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만약 인턴 채용을 거절하더라도 근로자가 거부 사유를 파악해 대처할 수 있도록 실질적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정규직 채용 과정에 ‘서바이벌’식 인턴제도를 도입하고도 결국에는 막연한 인상만으로 합격자를 가리는 ‘묻지마’ 인턴제도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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